diary/with 통이

외할아버지의 황토기저귀

나무두그루 2011. 6. 5. 23:15

우리집이 염색 공방 같다.

기다리던 귀한 손녀딸을 위해
아빠가 3년 묵은 황토로 기저귀에 천연염색을 해서 보내셨다.
몇번이나 천에 황토를 내리고 삶고 말리는 작업을 옆에서 보니
너무 몸공이 많이 드는 일이라 놀랐다고 엄마가 말씀하신다.

써보기전에는, 아가 응가 색도 봐야되고하니
기저귀는 흰색이 좋다며 그냥 두라고 했었는데,
막상 통이한테 채워보니 흰색 기저귀에는 손이 안간다.

까슬까슬 몸에 엉기지 않는 느낌이 좋고
아가가 쉬한것도 젖은 티가 나서 금새 알 수 있다. 
황토가 섬유 사이사이를 채우고 있어 때가 잘 안스며든다더니,
응가를 해도 샤워기로 씻어내면 금새 떨어져 나가 손질도 쉽다.
물론, 종이 기저귀에 비할바는 아니겠지만...

연한 아가살이 빨갛게 될까봐 한통 사놓은 종이 기저귀는 아직 그대로다.
당분간 귀찮더라고 외할아버지의 사랑이 담뿍 담긴 천기저귀를 채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