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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진 신개념 리조트형 ‘료칸' -중앙선데이 080629 스크랩

나무두그루 2008. 7. 3. 10:18

또 다른 일본으로의 여행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진 신개념 리조트형 ‘료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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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시노야 가루이자와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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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일본 전통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계단식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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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객실의 내부 모습 4 메디테이션 바스(명상욕장) 5 호시노야 가루이자와의 밤 풍경


일본의 전통 여관인 ‘료칸’의 세심하고 친절한 서비스와 현대적인 편리함을 가진 리조트가 만난다면? 쉽게 상상되지 않지만, 눈으로 보면 믿을 수밖에 없는 멋진 해답이 여기 있다. 100여 년 전통의 유서 깊은 료칸이 대규모 재단장을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 나가노현의 깊은 숲 속에 위치한 신개념 리조트형 료칸 ‘호시노야 가루이자와’가 바로 그곳이다.  
 
처음 도착한 리셉션은 해발 1000~1200m의 고원지역에 위치한 탓에 6월인데도 쌀쌀했다. 체크인을 기다리는 동안 10여 종의 동양 타악기를 조합해 만들어 내는 신비한 연주(야크라)를 들으며 도시에서 싸들고 갔던 나의 수심을 조용히 내려놓을 수 있었다면 과장일까? ‘신비한 음악과 작은 기다림의 시간이 비(非)일상감의 실현을 추구한다’는 이곳의 모토가 떠올랐다.

조금씩 멀리 떨어진 리셉션과 프런트, 객실의 동선은 주변 자연의 경치를 즐길 수 있도록 짜여 있었다. 호시노야의 전용차를 타고 꼬불꼬불한 숲길을 5~7분 달려 도착한 프런트(스도이)는 높은 천장과 라운지, 라이브러리, 그리고 물이 흐르는 정원(유가와)을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 함께 있는 거대한 중심부로 보는 순간 그 멋스러운 광경과 세련된 인테리어에 압도당한다.

 2 일본 전통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계단식 논 
‘일본이 서양문물을 받아들이지 않고 진보했다면?’이란 상상을 기본으로 재단장됐다는 호시노야 가루이자와는 지붕 위의 풍루, 계단식 논, 둥근 다리, 검은 벽, 저녁이면 물초롱의 불을 켜기 위해 띄워지는 배까지 곳곳에 일본 전통의 모습이 배어 있다. 계단식 논 사이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객실 풍경은 하나의 마을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을 듯하다.

77개의 독립된 건물로 이루어진 객실은 ‘니와로지(정원이 보이는 방)’ ‘야마로지(숲이 보이는 방)’ ‘미즈나미(물이 보이는 방)’ 등 전망에 따라 크게 세 종류로 나뉘어 있고, 각각의 건물은 주변 자연과 최대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객실의 위치를 전체적으로 높게 해 주변 자연경관과 취락 전체를 볼 수 있도록 했으며, 모두 다르게 디자인됐다. 또 다른 특징은 객실에 시계와 텔레비전이 없다는 것. 자연을 음미하면서 진정한 휴식을 취하라는 이곳의 배려이자 컨셉트다.

 이곳의 자랑거리 중 하나인 메디테이션 바스(명상욕장)는 노천 욕장과 별도로 투숙객에게 24시간 개방되는 온천이다. 사방을 창호지로 막아 외부와 단절시켜 놓음과 동시에 은은한 불빛과 음악으로 깊은 명상을 도와준다. ‘밝은 방’과 ‘어두운 방’ 두 가지 테마로 꾸며져 있으며, 이곳만의 독특한 음악과 향으로 마음의 평화를 선물한다.

흐르는 맑은 강을 끼고 걷다 보면 곳곳에서 전통의상을 입은 스태프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하나의 취락 형태로 구성된 이곳에서는 스태프도 손님도 모두 마을의 주민이 돼 독특한 문화와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호시노야 가루이자와만을 위해 디자인된 안내판을 만나는 것도 또 다른 작은 볼거리이다.

온천을 끝낸 후 라이브러리에 들러 그간 보지 못했던 세계 각국의 서적들을 보면서 잠시 단잠에 빠져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게다가 24시간 개방이다.
강물을 이용한 수력발전, 자연 냉방 시스템인 ‘풍루’, 바닥을 데우는 데 사용하는 ‘지중열’ 등 자체 에너지 보급률이 75%에 이른다고 한다. 또한 2005년 재단장하면서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바위와 나무를 피해 공사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고 하니, 현대식 시스템과 전통이 조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이러한 수고 덕분이다.

진정한 휴식을 위해서라면 이틀 밤 이상 머물러야 한다는데…. 누구라도 이곳에 한번 발을 들여 놓으면 신비롭고 평화로운 기분에 젖어 ‘이곳의 비일상감이 나의 일상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떠나기 싫어질 것이다. 깨어나기 싫은 꿈속에 빠진 것처럼.


www.hoshinoya.com,

주소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정 호시노, 항공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일본항공 등에서 인천~도쿄 직항편을 운항. 약 2시간 소요,

찾아가는 방법 도쿄역에서 신칸센 탑승(시간당 2~3편 운행), 가루이자와역 하차(70분 소요). 가루이자와역에서 호시노야까지 택시로 15분 소요, 비용 2박3일 219만원(성인 1인 기준, 항공료·숙식 포함),

문의 현대드림투어 02-723-2233, www.hyundaidreamtou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