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러시아 3

아파트와 다차

언니랑 모스크바에서 지냈던 아파트 단지다. 방학 때 결혼을 위해 귀국한 후배네 집을 우리를 위해 빌려 놓았다. 그 때 즈음 동양인들에게 위협적인 사건들이 발생해서, 현관을 잠그고도 긴 막대를 받쳐놓는 방법으로 문단속을 철저히 하곤 했다. 하지만, 그냥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늘 수수해보이는 보통 사람들이었다. 93년에만 해도 사회주의 포기 선언을 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라서인지 모스크바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도심의 지급받은 아파트에서 지내며 일을 하러 다닌다고 했다. 그리고 주말에는 도심 근교에 '다차'라는 주말 주택이 있어 그곳에 텃밭을 가꾸러 간다 한다. 우리나라에 지금 유행하는 전원주택하고는 좀 거리가 있는 개념인 듯 한데, 주말이면 시골집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가벼운 농사를 짓고, ..

유럽/러시아 2011.02.27

첫 해외 여행에 대한 오래된 기억

'처음'이란 언제나 특별하다. 기다림과 서툼, 낯선 경험에서 오는 강렬한 기억. '러시아'는 나에게 그런 곳이다. 꺼내보기에 새삼스러울 만큼 오래되어 작은 기억들은 시간에 묻혔지만, 그곳은 세세한 설명을 필요치않는 하나의 이미지처럼 강하게 남아있다. 여행을 기다리던 설레임은 이제, 돌이켜 곱씹어보고픈 그리움이 되었다. 요즘 시간이 남아돌자, 갑자기 그때의 시간들이 머리속을 훼집고 다닌다. 게으름에 점령당하지 않는다면, 몇몇 이야기들을 적어봐야겠다 생각했다. 옛 흑백사진을 훑어보듯, 너무 많이 달라졌을 그곳에 대한 추억을 더듬어... 자본주의에 밀려 소련이 해체되고, TV에선 늘상 가난한 그곳을 비추었다. 수급이 불안한지 먹을 것을 사기위해 몇 미터씩 줄을 서는 배고픈 사람들. 도심의 여러 사건들... 그..

유럽/러시아 2011.02.25

변해버린것들.

변했다. 이 사진을 찍은 곳. '레닌그라드'란 도시의 이름이 사라졌듯이 그 시절의 러시아도. 나도. 하지만 그립다. 아직은 풋풋한 사회주의의 여유가 남아있었던 그 곳. 자본주의의 이상을 꿈꾸고 고뇌하던 그 곳 러시아가.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열정으로 가슴뛰었던 그시절의 내가. 93. 07 쌍뜨뻬쩨르부르그 여름궁전 2004.07.12 02:37 싸이월드 기록 김은숙 : 오호...상당히 깜찍한걸..!!! (2004.07.28 01:38) 김미화 : 아냐 임마!! 우린 아직 젊은걸~~~ --;; (2004.08.31 22:28)

유럽/러시아 2008.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