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탈리아 13

밀라노 두오모

셈피오네 공원의 스포르체스코 성에서 걸어 시내에서 조각피자로 간단한 점심을 먹었다. 두오모의 정면 파사드가 공사중이라 아쉬웠지만 엘레베이터(6유로)를 타고 두오모 지붕에 오르니 정교하고 화려한 장식들에 맘이 벅차다. 또한 나역시 문화재보수에 관련된 직업을 가지고 있다보니, 외부로 보여지는 문화재 보수 공사의 단편적인 모습에도 관심이 간다. (밝은색 비계로 꼼꼼하게도 얽어놓았군! 뭐 이런거... ㅎ) 밀라노 두오모는 후기 고딕과 고전적인 요소들이 혼돈되어 쓰인 후기 고딕 양식의 건물이다. 1386년경 착공하여 북유럽과 남부지방의 전통을 혼용하여 받아들였고 이지방 건축가와 프랑스, 독일, 영국의 전문가들 사이에 많은 논쟁이 있었단다. 이 건물의 비례, 특히 네이브의 비례가 이탈리아적인 것이며 높이에 비해 폭..

유럽/이탈리아 2009.10.12

밀라노에서의 밤산책

민박집 아저씨가 준비해준 김치볶음과 계란국으로 맛갈난 저녁을 먹고, 아까운 시간을 그냥 보낼 수 없어 길을 물어 저녁 시내 산책을 나섰다. 셈피오네 공원의 광장에서 길거리 축제같은 작은 행사가 있어 북적인다. 맥주 한잔씩을 사들고 천막마다 재밌는 볼거리 구경을 했다. 스포르체스코 성을 지나 두오모까지... 이런, 두오모는 수리중인가보다. 지나다가 거리에서 롤러브레이드를 연습하며 재주를 뽐내는 학생들과 이탈리아 곳곳의 아름다움을 찍은 사진전을 감상했다. 그 후, 기차여행중 시간이 남아 무작정 Trevi에서 내려 시간을 보냈던 것도 이 사진전에서 미리 만난 익숙함과 호기심 때문이었다. 거리의 작은 행사들 덕분에 여유롭고 짬진 저녁 산책을 즐겼다. 가을 바람이 부는 날... 이탈리아의 여행은 막 시작되고 있다..

유럽/이탈리아 2009.10.09

<시에나 Siena>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깜포 광장

피렌체에서 탄 버스는 시에나 시내의 그람치 광장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6시가 넘은 저녁, 무거운 짐들을 모두 끌고 도시를 이동한 우리가, 그날 예약했던 호텔이 이곳에서 꽤 먼 주변 토스카나 평원지역이라는 걸 알게 되는게는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아... 기대했던 와인바는... 낯선 도시에서 호텔을 구하러 다니다 지쳐 저녁을 먼저 먹었다. 여행객들이 피렌체에서 당일로 이 도시를 다녀가는 이유를 알겠다. 이 시내 중심엔 호텔이 많지 않고, 날이 차서인지 인적마저 드물다. 다행히, 친구가 뛰어다녀 찾은 깨끗한 호텔에서 짐을 풀 수 있었다. (Palazzo Ravizza/tel +39-0577-280462/www.palazzoravizza.com) 시에나는 온통 붉다. 붉은 벽돌의 건물에 붉은색 기와를 올..

유럽/이탈리아 2008.06.14

<아씨시 Assisi> 성자의 가르침을 담은 큰 그릇, 성 프란체스코 성당

다르다. 이곳은 아침에 바티칸에서 본 성베드로 성당과는 완전히 다른 공간이다. 사진 찍는 걸 굳이 금하지 않더라도 카메라를 들이 댈 마음이 생기지 않는, 묵직하고 조용하게 내부를 감싸안는 중세 성당의 경건한 분위기. 이 수도원은 2개의 층으로 되어 있는데, 아래쪽은 프란체스코 사후 4년후인 1230년에 지어졌고 그 지하에는 1818년에 발견된 성인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 그 앞쪽 작은 공간에 낡고 헤어진 그 분의 수도복이 전시되어 있다. 이 성당에 지오또 Giotto di Bondone가 그렸다는 프레스코화가 있다. 내가 무척 이색적으로 느낀 그림, '새들에게 설교하는 성 프란체스코'. 짧은 내 지식의 범주에서, 인간의 구원을 말하는 기독교적 가치관안에서 동물과 자연의 존재를 구제해야 할 대상으로 본 ..

유럽/이탈리아 2008.06.14

<아씨시 Assisi> 중세의 모습을 한 작고 아름다운 마을을 걷다.

이 마을엔 성 피란체스코를 따르며 기도하는 성직자와 성자의 흔적을 쫓아 옛 마을에 깃든 여행자만 있는 듯 했다. 야트막한 산등성이에 돌로 지은 묵직한 집들을 보금자리 삼고, 내려다 보이는 너른 들판을 양식 삼아 이 마을은 유지되어 왔다. 이 곳에 수도원이 있고, 아기자기한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있고, 성인의 가르침 새긴 작은 액자을 내건 집들이 있다. 이 작고 아담한 옛 마을의 낯설음을 즐거워하는 낯선 이들도 있다. 저녁 산책길에 빠른 걸음으로 우리 옆을 지나치던, 팔짱 낀 신부님과 수녀님의 환하고 소탈한 웃음이 맘에 남는다. 2006. 11. 2 ~ 3 2006-11-22 01:04:41기록

유럽/이탈리아 2008.06.14

<아씨시 Assisi> 성 프란체스코 수녀원 숙소

아씨시 수녀원에서 하루 저녁을 묵고 싶었다. 처음 계획을 세우다 아씨시를 포기했던 이유는, 수녀원 예약이 꽉 차서 방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폼페이에서 쏟아지던 비 때문에 해안가 여행을 포기하고, 다시 수녀원에 전화했을 때, 딱 그날만 가능하다고 했다. 기대 잔뜩 하고 간 숙소는 예상처럼 좋았지만 4인실에 둘만 묵어서인지 일반 숙소와 큰 차이를 못느꼈다. 수녀님이 차려주시는 저녁 식사는 너무 훌륭했다. 샐러드, 별모양의 예쁜 파스타로 만들어진 수프, 향긋한 허브향이 배인 돼지고기 스테이크, 과일, 그리고 와인. 잔뜩 먹어 부른 배를 주체하지 못해 한참동안이나 바람불고 겨울날처럼 추운 아씨시의 밤거리를 배회해야했다. 다음날 아침, 빵과 따뜻한 차로 준비된 아침 식사도 담백했다. 2006. 11. 02 - 주..

유럽/이탈리아 2008.06.14

<로마>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던지다.

한개의 동전은 로마에 다시 돌아오기를 소망하며, 두개의 동전은 평생의 연인을 만나기를 기원하며, 세개의 동전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싶어 던지는거란다. 해마다 버젼이 업그레이드 된다니 믿거나 말거나지만, 나는 주저하지 않고 두개의 동전을 그곳에 던졌다. 어두운 거리를 돌아다니다 이곳에 들렀을 때, 푸른 물에서 역동적으로 빛나는 하얀 조각상들이 마치 신비로운 신화속에서 뛰쳐나온 듯 감동적이었다. 로마 여행의 마지막날, 지친 다리를 끌고 이곳을 지날 때, 바글거리는 사람들과 맥없이 하얗게만 보이는 느낌에 실망했다. 트레비에는 꼭 밤에 가보시라. 그래야 기도발이 받을 것 같다. ㅋㅋ 1726년 원래 분수가 있던 자리를 새로 리노베이션했단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트리톤, 그리고 해마 등을 조각했다고 하며,..

유럽/이탈리아 2008.06.14

밀라노행 비행기

포르투칼과 밀라노 말펜사공항을 잇는easy-jet을탔다. 이륙이 빠르다 싶어 좋아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흔들리기 시작한다. 날도 좋은데... 마치 포장안된 시골길을 달리는 트럭에 올라탄것 같다. 긴장감에 땀으로 젖은 손을 꼭 쥐고 이내 지쳐 잠이 들었다. ^^;; 두시간 반... 참 길더라. 2006. 10. 27 2006-11-11 13:38:45 하늘만큼 (2006/11/20 00:13:30) easy jet ㅎㅎ 탈때도 많이 기다리지 않았나요? 한참 줄서서 기다린거같은데.

유럽/이탈리아 2008.06.14

비오는 나폴리 거리에서 피자를 찾아 헤매다.

날씨때문에 바닷가의 여행 일정도 모두 취소하고 올라가는 길, 폼페이에서 잔뜩 젖은 바짓단과 철퍽대는 운동화를 끌고 안내책자에 나온 나폴리 피자집을 찾아 한산한 시내를 해맸다. 11월 1일은 EU 창립일이라 유럽 전체가 쉰다는데, 다행히 우리가 찾는 피자집은 문을 열었다. 얼마나 반갑고 얼마나 맛있었는지 말로 다 할 수 없다. 1870년도부터 있었던 오래된 집이란다. 푸짐하게 먹고 마시고 12유로 정도 였으니 값도 싸다. 중앙역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세갈래길(?)서 왼쪽길로 내려가다 오른쪽 골목길에서 올려다보이는 집. 앞집도 유명한 곳인가 보다. 나폴리와서 바다 구경도 못했지만 남들은 썰렁하고 별로였다는 나폴리가 왠지 행복한 맛으로 느껴진다. 힘들게 여행다니며 살찌는 이유가 달리있는게 아니다. ^^;; 이날..

유럽/이탈리아 2008.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