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라는 이름의 아이러니
보성에 '봇재'라는 언덕이 있다. 차로 휙~ 지나쳐 갈 평범한 굽이길이지만, 보성차밭을 향하고 있는 설렘의 여정이 있는 곳이다. 몇년 전, 이 언덕을 끼고 있는 대지에 '보성녹차생태공원'을 계획하는 설계 프로젝트에 참여했었다. 결과적으로, 우리 안은 낙선을 했지만 선후배들과 고민을 함께했던 시간은 맘 한켠에 남아있다. 무엇보다 찬바람을 맞으며 언덕 사이사이를 거닐며 이 땅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 방방거렸고, 이곳에서 자리잡은 나무, 평범하지만 소박한 풍경, 좁은 사이길 하나라도 개발이란 이름으로 그 터전에서 밀려나지 않도록 의미를 부여해주려 노력했었다. 쨘!하고 화려하지 않아도 모두 함께 가려는 노력, 그것이 생태....라는 생각을 했었으니까... 가족 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오랜만에 그 길을 지나게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