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랑 모스크바에서 지냈던 아파트 단지다. 방학 때 결혼을 위해 귀국한 후배네 집을 우리를 위해 빌려 놓았다. 그 때 즈음 동양인들에게 위협적인 사건들이 발생해서, 현관을 잠그고도 긴 막대를 받쳐놓는 방법으로 문단속을 철저히 하곤 했다. 하지만, 그냥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늘 수수해보이는 보통 사람들이었다. 93년에만 해도 사회주의 포기 선언을 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라서인지 모스크바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도심의 지급받은 아파트에서 지내며 일을 하러 다닌다고 했다. 그리고 주말에는 도심 근교에 '다차'라는 주말 주택이 있어 그곳에 텃밭을 가꾸러 간다 한다. 우리나라에 지금 유행하는 전원주택하고는 좀 거리가 있는 개념인 듯 한데, 주말이면 시골집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가벼운 농사를 짓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