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17

귀부의 꼬리.

보탑사 내 백비 귀부를 보면서 "저~기 거북이 꼬리도 있네~"하고 알려줬더니, 칠장사에서 혜소국사비 뒤쪽으로 뽀르르 달려간 울 아가. 아빠에게 엉덩이를 좌우로 씰룩거리며, "꼬리가 탈탈탈탈! 하고 있어요~"하고 신나게 이야기합니다. 하마가 물속에서 짧은 꼬리를 엉덩이에 탈탈치는 모습을 상상한건가? 하하... 그만큼 거북이 꼬리가 살아움직이는 것 같다는 표현 아닐까요? * 보탑사 백비 *혜소국사비

diary/with 통이 2013.11.10

'생태'라는 이름의 아이러니

보성에 '봇재'라는 언덕이 있다. 차로 휙~ 지나쳐 갈 평범한 굽이길이지만, 보성차밭을 향하고 있는 설렘의 여정이 있는 곳이다. 몇년 전, 이 언덕을 끼고 있는 대지에 '보성녹차생태공원'을 계획하는 설계 프로젝트에 참여했었다. 결과적으로, 우리 안은 낙선을 했지만 선후배들과 고민을 함께했던 시간은 맘 한켠에 남아있다. 무엇보다 찬바람을 맞으며 언덕 사이사이를 거닐며 이 땅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 방방거렸고, 이곳에서 자리잡은 나무, 평범하지만 소박한 풍경, 좁은 사이길 하나라도 개발이란 이름으로 그 터전에서 밀려나지 않도록 의미를 부여해주려 노력했었다. 쨘!하고 화려하지 않아도 모두 함께 가려는 노력, 그것이 생태....라는 생각을 했었으니까... 가족 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오랜만에 그 길을 지나게 되..

악어보러가요~

어린이집에 안가겠다고 징징거리며 아침부터 악어를 보러 가자고 한다. 지난주 동물원에서 악어에 엄청 관심을 보이며, 정글숲 노래도 곧잘 부르고, 악어가 코~ 잤다고(물속에서 눈만 내놓고 가만히 있었기에) 손모양을 하며 꼬리가~ 하며(위에서 내려다보는데 꼬리만 보였나보다) 조잘조잘 대더니, 아침 만화에서 악어를 보고는 갑자기 또 보러가야겠다 결심한 듯 하다. 어린이집 다녀오면 같이 가자고 간신히 설득해 보내놓고 끝나고 데리러 같더니, 나오자마자 부릉부릉타고 악어보러 가느냐고 묻는다. 잊어버리지도 않고... 동물원 입구에 들어서서도 악어~가~ 해서 내부 셔틀타고 바로 악어보러 고고! 지난번엔 동양관에 갔었는데, 요번엔 분위기 바꿔서 중남미관으로 가 보았다. 오호~ 예상 적중! 이곳이 악어 구경하기 훨 좋은 듯..

diary/with 통이 2013.05.31

함께 나누고 싶어요~ ^^

건빵을 먹다가 뽀로로 버스안에 탄 친구들에게도 나눠주느라 바쁘다. 친구들이 앉은 자리마다 꼬막손으로 하나씩 놓아주며, "아(과)자~먹어~" 한다. 안쪽에 앉은 포비와 삐삐, 뽀뽀에게는 손이 닿질 않아 어쩔줄 몰라하길래, 앞에 친구들과 잘 나눠먹을거라고 이야기 해 주었다. 신기한 걸 보면, 혼자 보지 않고 꼭 친구들에게도 보여준다. 며칠 전, 동물원에서도 엄마가 사준 타요버스를 끌고 다니다가 맘마 먹는 기린 앞에서, 날개를 편 공작새 앞에서, 재주넘는 바다사자 앞에서, "아(안아)~줄께! 봐~ 봐~" 하며, 친구를 끌어안고 들어올려 보여주느라 애쓴다. 부피가 커 꼬마에겐 무리인거 같아 내가 해줄라치면, "아가가~ " 하면서 굳이 혼자 한단다. 북치는 뽀로로를 밀고 어린이집 가는 길에도 "아~줄께~" 하면서..

diary/with 통이 2013.05.22

울아가의 카네이션~

어린이집에서 아이의 손바닥 도장을 찍어 카네이션 선물을 보냈다. 집에 오는 길에 손에 꼭 쥐고 흔들며 종종걸음 하는 모습을 보니 뭔가 울컥하는 느낌이다. 저 쬐끔한 녀석은 선생님께서 엄마 아빠 드리는거라구 신신당부 했음에도 뭔지도 모를텐데, 그걸 알면서도 아이손에 들린 첨 받아보는 선물에 감동하려는 바보엄마. 그런데,,, 집에 들어오자마자 가위를 달란다. 엥? 다 만든거라 이거 자르지말고 다른 종이 자르자하니 울고 떼부리기 시작~ 손에 쥔 가위로 맘대로 안된다고 또 한바탕 뒤집어지기...;; 엄마랑 같이 손잡고 밑판을 한바퀴 자르고 나서야 잠잠해졌다. 아마 선생님께서 하는걸 쳐다보다가 어린맘에 해보고 싶은게 있었나보다. 결국, 선물은 아빠가 보기도 전에 해체분리 되었다는... 카네이션 두번 받았다가는 엄..

diary/with 통이 2013.05.08

5월! 그 햇살보다 반짝이는...

너희들의 웃음이 너무 예쁘고 감사하구나. 엄마에게 좋은 친구가 있는 것처럼, 우리 아이에게도 좋은 언니가 있어 정말 다행이구나. 함께 뛰어다니고 함께 웃고, 그리고 자라는 우리 꼬마들을 보니 맘이 가득차오르는구나. 작년 이맘때 쯤에도 언니와 함께 왔었는데, 그땐 우리 통이가 어리고 컨디션이 좋지않아 내내 울어서 엄마 혼을 쏙~ 빼놓았지. 그때, 1년만 더 커서 언니처럼 놀면 너무 좋겠다 했었는데... 벌써 그만큼 커서 이곳을 운동장처럼 뛰어다니네. 그래두 오늘, 욕심꾸러기 엄마는 또 바랬다. 1년만 더 커서 언니처럼 혼자 돌아다니며 척척 놀면 좋겠다구... ㅎㅎ 이모가 사준 너의 "꼬래~ "가 그렇게 좋니? 처음엔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더니 금새 비눗방울 한병을 뚝딱! 날려보냈네. 나뭇가지 위에 올라앉은..

diary/with 통이 2013.05.04

봄날의 꽃!

봄비가 오고 난 후, 바람이 불 때마다 꽃잎이 날린다. 햇빛에 반짝이며 조용히 나부끼는 꽃비를 바라보다, 아쉬운 맘에 아이를 데리고 휙~ 꽃구경에 나섰다. 호암미술관 희원. 올해는 꽃이 좀 늦다더니, 봄꽃 한가득이다. 차에서 한숨 자고 일어난 꼬마는 꽃속을 거니는 공작새가 있는 현실적이지 않은 풍경에 한몫거든다. 안녕! 양들아~ 너희들도 맘마먹어~ 돌멩이를 가져가는 손이 겁이 나는지 자꾸 멈칫거린다... ^^

diary/with 통이 2013.04.27

만재도에서 온 새해인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늘 건강하시고, 뜻하는 일이 모두 이루어 지시길 바랍니다. 올해는 60년만에 오는 흑룡의 해라 하는군요. 마침 작년 만재도에 가 찍은 사진이 그럴듯 해 보내드립니다. 만재도 아랫당에 있는 500년도 넘은 동백숲의 등걸들에 보름달이 뜬 모습이 두마리 흑룡이 여의주를 희롱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如意珠-뜻하는 일이 이루어 진다는 구슬 여의주 한 알 보내오니 행복하십시오. 아빠가 새해 편지를 보내오셨습니다. 짧은 글과 한컷 사진에 따뜻함과 사랑이 넘칩니다. 이런 멋진 행운 저희에게 보내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첫 이유식

드디어!!! 이유식을 시작하다. 밥때마다 한쪽 팔에 안겨서 음식들에 부쩍 관심을 보이는데 자꾸 분유를 거부하는 아가를 달래 끼니마다 양채워 먹이느라 정신이 없어 그동안 오늘 낼 하다가 미처 시도를 하지 못했었다. 어제 잠깐 백화점에 들러 이유식에 쓸 냄비와 아가를 위한 수저를 사고, 오늘 드디어 큰 맘 먹고 처음으로 쌀죽을 끓여 먹였다. 쌀 반주먹 정도를 물에 잠깐 담줘두었다가 믹서로 갈아서 냄비에 넣고 잠깐 한눈을 팔고 안저었더니 금새 떡처럼 엉겨있어서 물을 더 넣고 믹서에 한번 더 갈아 몽우리를 풀어 다시 끓였다. 이유식은 두꺼운 팬을 써야한다고 통5중 냄비를 추천하더니 괜찮은거 같다. 아가 먹을 양은 작은 스푼 하나 정도인데, 그에 비하면 쌀 양이 너무 많았나보다. 식탁 아기 의자에 앉히고 작은 나..

diary/with 통이 2011.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