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7일(금) 2:57 [동아일보] [동아일보] 《관음(觀音)에 문향(聞香). 이걸 동양적 허풍이라고 할지, 아니면 관념적 서정이라고 할지. 그 한자 뜻부터 보자. 관음이란 ‘소리를 보다’고, 문향이란 ‘향기를 듣다’다. 그 소리는 세음(世音), 즉 중생의 기도소리다. 그 소리에 귀도 모자라 눈까지 기울이는 이, 다름아닌 관세음보살이다. ‘캐논’은 관음의 일본어 발음이자 카메라의 브랜드 네임이다. 눈으로 소리를 보듯 중생의 한마디 기도도 놓치지 않으려는 관세음보살처럼 정밀하게 사물을 담아내겠다는 지극정성의 의지가 담긴 작명이다. 귀로 듣는 그 향기란 한겨울에 꽃 피우는 매화의 암향(暗香)을 말한다. 날 듯 말 듯, 있는 듯 없는 듯한 매화향. 그래서 그 향은 코뿐 아니라 귀까지 동원해 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