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충남 11

100805 맹씨행단의 은행나무

조경... 나무를 심는 일은 시간을 읽어야 한다고 했다. 마곡사 중정에 보리수 나무를 빼곡히 그려온 건축가의 계획을 보고, 한 스님께서 보리수 나무가 얼마나 아름드리로 자라는데... 하셨단다. 좁은 중정에서 서로 부대끼며 크지 못할 나무의 생명에 안타까우셨겠지... 맹선생께서 집에 은행나무를 심고, 주변에 축대를 쌓고 단을 만드셨단다. 공부하는 공간.은행나무 아래서 배움을 배푼 공자의 뜻을 함께 하고 싶었나보다. 600년 이상의 시간이 키운 이 나무가 그 청정한 뜻을 후대로 전하는것 같다. 맹씨행단 진입공간. 실은 근처에서 마을로 찾아들어오는 것도 헤맸고, 다와서 차를 대놓고서도 헤맸다. 축대위 은행나무를 보고 알아봤어야 하는건데... 그냥 집한채 덩그라니 있었다고 생각했었는데... 후손들이 사는 살림집..

국내여행/충남 2010.08.18

100724 연꽃 방죽을 걷다.

춘장대 해수욕장 방향으로 동백정을 찾아가던 길, 주항저수지 근처에 화려하게 핀 연꽃들을 보고 차를 세웠다. 마을에서 일부러 조성한 듯, 길을 조심해 건너라는 표지판도 세워놓았다. 같은 모양으로 세워지는 투박한 원두막도 흙길과 어울어져 그럴싸하고, 방죽마다 다른 색깔로 피어나는 연꽃들과 어우러진 소박한 탐방로도 정겹다.

국내여행/충남 2010.08.08

100724 붉은 광장에 외로이 선, 비인 5층 석탑

정림사탑을 닮은... 그러나 뭔가 독특한 느낌의 탑이다. 석가탑의 완벽한 비례가 일정 시기를 지나면 흐트러지며 자유로운 경향이 나타나듯이 이녀석도 정림사탑의 아름다운 비례를 깨고 색다른 비례를 가지고 구축되었다. 그러나, 정림사의 비례가 깨졌다고 하여 무언가 부족하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여인의 잘록한 허리같은 탑신으로 인해, 커보이는 옥개석의 지붕선이 오히려 날아갈듯 경쾌하다. 마치, 비례와 균형을 깨고 그려진 파르미치아노의 목이 긴 성모가 지나치게 우아해보이듯이. 뭔가 외롭고 서사적인, 해질녘 서해안의 느낌을 닮은 이 탑은 그러나, 지나치게 편의 위주의 주변정비로 인해 그 느낌을 반감시키고 있다. 아직 완전히 정비되지 않아서... 혹은 내리쐬는 햇살이 너무 강해서... 란 이유를 달더라도 붉은 황토포..

국내여행/충남 2010.07.29

100724 저물면서 빛나는 바다 ; 무창포

해가 지는 느즈막에 검은 속살을 드러내고있는 바다를 찾았다. 썰물과 함께 빠져나간 북적이던 인파대신 갯벌에 쏟아지는 은빛 햇살과 함께 찬기운이 깃들기 시작한 여름 해수욕장에서 가족들과 물놀이를 즐겼다. 이름하여 땅집고 헤엄치기!!! 미끈한 뻘밭에 물컹하며 미끄러지는 감촉을 느끼며 종종 발끝에 채이는 굴껍질이 붙은 무더기를 조심스레 피해가며, 손을 바닥에 집고 첨벙거리며 어설픈 물놀이로 짧은 시간을 보냈다. 투명하고 아주 조그마한 게의 새끼들이 온몸을 타고 올라 물을 벗어나기 전 한참을 털어내며 뒷처리를 해야했다. 해수욕장으로는 조금은 거칠어 보이는 그 해변에 수많은 생명들을 느끼며, 해가 저물고, 노을빛이 조금 무겁고 신비로운 색으로 가라앉을때까지 그렇게, 참 오랜만에 가족들과 엉뚱한 해수욕을 즐겼다. ..

국내여행/충남 2010.07.27

<서산마애여래삼존불> 산길을 오르다 만난 부처님...

길에서 살짝 비껴난 작은 공간에 세월의 비바람에 몸을 내맡긴 부처님 한분이 계신다. 바람도 쉬어갈듯, 이 고요하고 소담한 공간은 부처님과 그에게 지혜를 구하는 손님의 친밀한 대화방이다. 경사진 바위를 광배처럼 깔고 앉아 긴세월 묵상으로 얻은 깨달음의 세상을 우리에게도 들려달라고 조근조근 조르기 딱 좋은 그런 곳이다. 2004-07-05 02:35:44기록

국내여행/충남 2008.06.23

<서산마애여래삼존불> 외부전각, 고란각

부처님이 눈을 크게 뜨고 계시는건 원래는 이곳에 외부전각이 없었을거라는걸 간접적으로 이야기해줍니다. 큰 눈으로 조각된 부처님은 내려쬐는 햇살아래 자애로운 표정을 드러내거든요. 동틀무렵... 희미하게 여명이 밝아오면 부드러운 햇살이 부처님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그에게 더없이 풍부한 표정을 선물했겠지요. 이는 반개한 눈으로 조각된 전각에 모셔진 부처님이 아래에서 비추는 촛불의 은은한 빛을 받아야 자비로워보이는 것과 비교해볼만합니다. 아무튼... 지금은, 부처님의 코앞까지 사람들이 드나드는 현실과 세월의 풍파로부터 백제의 미소를 보호하기 위해 을 세웠습니다. 햇빛아래 삼존불을 보지 못함이 안타깝지만 아쉬운대로 보호각 한쪽 귀퉁이에 장대에 매달린 전구를 이용해 빛에 의해 변화하는 부처님의 표정을 읽을 수 있답니다..

국내여행/충남 2008.06.23

<개심사> 심검당

너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에게 상처를 입혀가며 매끈한 나무가 될 필요는 없어. 대단한 누군가 살아주지 않아도 따뜻한 마음 가진 사람 쉬어갈 작은 공간 된다면 그것도 의미있는 일이지. 그냥 자유롭게 너를 표현해. 세상 속에서 너를 죽이지 말고. 내가 넉넉한 품으로 너의 꿈을 안아줄께. ----------------------------------- 개심사 심검당 ;다듬지않은 나무로 지은 예쁜 집이다. 2004.05.19 01:08 싸이월드 김미화 : 세상에 다듬어 지지 않는다는 것... 나 자신을 살려 두는 것... 점점 힘들어 지지? (2004.08.31 22:34)

국내여행/충남 2008.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