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림사탑을 닮은... 그러나 뭔가 독특한 느낌의 탑이다. 석가탑의 완벽한 비례가 일정 시기를 지나면 흐트러지며 자유로운 경향이 나타나듯이 이녀석도 정림사탑의 아름다운 비례를 깨고 색다른 비례를 가지고 구축되었다. 그러나, 정림사의 비례가 깨졌다고 하여 무언가 부족하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여인의 잘록한 허리같은 탑신으로 인해, 커보이는 옥개석의 지붕선이 오히려 날아갈듯 경쾌하다. 마치, 비례와 균형을 깨고 그려진 파르미치아노의 목이 긴 성모가 지나치게 우아해보이듯이. 뭔가 외롭고 서사적인, 해질녘 서해안의 느낌을 닮은 이 탑은 그러나, 지나치게 편의 위주의 주변정비로 인해 그 느낌을 반감시키고 있다. 아직 완전히 정비되지 않아서... 혹은 내리쐬는 햇살이 너무 강해서... 란 이유를 달더라도 붉은 황토포..